1시간 반 만에 40만원? 거제 앞바다엔 '이것' 주우러 목숨 거는 부자 잠수부가 있다!

봄기운이 완연한 남쪽 끝 섬마을, 경남 거제 성포마을에 활기가 넘칩니다. 특히 이면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 덕분에 마을 전체가 들썩이는데요. 그중에서도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온 우명수 씨와 그의 아들 우성주 부자는 이 계절이 더욱 특별하다고 합니다. 단순한 해산물이 아닌, 그야말로 '바닷속 대물', 귀하디 귀한 보물을 찾아 매일 깊은 바다로 향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흥미를 유발합니다. 과연 이들이 목숨을 걸고 찾아 나서는 것은 무엇일까요?

목숨을 건 하루의 시작: 새벽 조업과 잠수부의 안전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부자의 하루는 남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됩니다. 놀랍게도 이른 새벽부터 식사를 든든히 챙겨 먹는데, 이는 곧 시작될 고된 작업을 위한 준비 과정이죠. "일출이니까, 바다 가면 해 뜨면 작업하고 해 지면 못하는 허가"라는 아버지의 말처럼,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조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아들 성주 씨는 45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부인 아버지를 따라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어두운 바닷속에서 홀로 작업해야 하기에 안전 장비 점검은 필수입니다. 수심, 작업 시간, 상승 속도까지 알려주는 시계부터 시작해, 물 밖 아버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인 신호기, 그리고 무려 45kg에 달하는 납 벨트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준비 과정은 잠수부라는 직업의 무게를 실감하게 합니다.

아들을 깊고 어두운 바다 속으로 들여보낸 아버지 우명수 씨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합니다. "물밑에 가면 저승이지. 혼자서, 친구가 있나 뭐가 있나"라며 애끓는 부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아들이 잠수부로 일하는 동안, 아버지는 배 위에서 아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산소 호스와 주변 상황을 살피며 모든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잠시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배 위에서의 시간 역시 긴장의 연속입니다. 이런 위험 속에서도 아들이 깊은 바닷속을 헤매는 이유는 바로 봄철 거제 앞바다의 진미, 코끼리조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거제 바다의 보물, 귀하디 귀한 코끼리조개 탐사

수심 12m 아래, 아들 성주 씨의 본격적인 코끼리조개 탐사가 시작됩니다. 강력한 물총으로 바닥의 모래를 헤집자, 숨어있던 거대한 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람 손보다 훨씬 큰 크기를 자랑하는 조개들이 연이어 발견되는데, 베테랑 잠수부의 날카로운 눈은 모래 속에 숨은 보물들을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코끼리 코를 닮은 긴 수관 때문에 '코끼리조개'라는 이름이 붙은 이 조개는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거제 바다의 명물입니다. 아들은 능숙하게 망태 가득 코끼리조개를 포함한 다양한 조개들을 채취합니다.

풍성한 수확과 코끼리조개의 가치

약 1시간 30분간의 고된 작업 끝에 아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배 위로 끌어올려진 망태에는 코끼리조개를 비롯해 개조개, 키조개 등 엄청난 양의 수확물이 담겨 있습니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코끼리조개. 일반 조개보다 훨씬 크고 두툼한 살을 자랑하며, kg당 3만 5천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을 자랑합니다. 그 귀한 가치 덕분에 우명수 씨 부자에게 코끼리조개는 따스한 봄날을 선사하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물 밖으로 나온 아들을 가장 먼저 반기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안도감과 대견함이 교차합니다.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부자는 이제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상태를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45년 베테랑 아버지의 손끝 기술과 든든한 부자

45년 잠수부 경력의 아버지는 손만 대면 조개의 무게를 정확히 알아맞힐 정도로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갓 잡은 키조개는 배 위에서 바로 아버지의 손을 거쳐 손질되는데, 특히 가장 맛있고 비싼 관자 부위는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 즉석에서 싱싱한 관자를 맛보는 행운까지! 평생을 바다와 씨름하며 살아온 아버지에게 아들이 같은 잠수부의 길을 걷는 것은 처음엔 반대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 이 거제 부자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 그 자체입니다.

성포마을을 살리는 효자, 코끼리조개 요리

부자가 목숨 걸고 잡아 올린 귀한 코끼리조개성포마을을 먹여 살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특히 한 식당은 시어머니 때부터 시작해 딸, 그리고 이제 손녀까지 3대에 걸쳐 코끼리조개 요리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된장을 풀어 조개를 데쳐 비린내를 잡는 시어머니의 비법은 이제 딸에게, 그리고 다시 그 딸에게 전수되고 있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코끼리조개 회거제 바다가 선사하는 최고의 봄맛입니다. 풍성한 바다 덕분에 거제 성포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따스하고 행복한 봄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은 곧 싱싱한 코끼리조개 그 자체일 것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거제 바다보물을 캐는 부자의 땀방울 덕분에 성포마을은 더욱 풍요롭고 활기찹니다. 거제 코끼리조개, 봄철에 꼭 맛봐야 할 귀한 해산물입니다.